이준석 "조국 표는 어차피 死표…개혁신당 택해야 정권 심판"

입력 2024-03-14 18:10   수정 2024-03-14 18:22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 노원, 대구가 아닌 화성을 택한 이유다.”

지난 13일 경기도 화성 오산동 선거 사무소에서 만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화성엔 아젠다를 중앙으로 끌어낼 수 있는 힘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4일 화성을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지역엔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더불어민주당), 한정민 전 삼성전자 연구원(국민의힘)이 후보로 뛰고 있다. 3자 구도가 형성되면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구 중 하나가 됐다.

화성을에서 뛰게 된 건 당이 지향하는 가치를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화성을 지역의 인구와 규모에 비해 부족한 교육, 교통 인프라를 최우선으로 확충해 반도체 벨트의 허브 도시로 만들 것”이라며 “다른 후보들이 산업 전문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공약을 실현하려면 정치력과 경험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후보와의 일문일답.

▶왜 화성을이었나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은 경기 남부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 노원과 대구 등 여러 도시를 두고 고민했지만, 각 도시가 상징하는 바가 다르다. 대구는 유영하, 도태우 변호사 같은 분들이 뛰는 곳이고 아무래도 '과거'를 이야기하게 될 것 같았다.

성장세가 있는 도시에서 미래지향적인 공약을 낼 수 있는 곳이 화성을이었다. 전 지역구 중 평균나이가 가장 젊고, 성장세도 가장 높은 곳이다.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면 위험한 선택이기는 했다. 민주당 지지율이 65%나 나오는 곳이지만, 당이 지향하는 바를 보여주고자 한 선택이다."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구인데, 승산이 있다고 보나

*진보세가 강한 지역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정권 심판에 대한 열망이 큰 지역이다. 문제는 주체가 누가 되느냐다. 그동안 180개 의석을 갖고도 정권을 효율적으로 견제하지 못한 민주당이다. 공천 과정에서도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를 우려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정권 심판 주체가 될 수 없다. 개혁신당이 이지역 유권자들이 생각하는 훌륭한 정권 심판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화성을, 어떻게 바꾸고 싶나

"화성을을 교통, 교육, 문화·예술의 3대 허브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화성은 김포나 남양주 등과 달리 '막힌 곳'이 없다. 말그대로 수원, 용인, 안성 등 다른 도시와 잘 연계될 수 있는 곳이다. 동탄역을 중심으로 이 곳을 경기도 남부 도시의 '허브'로 조성할 생각이다.

도시의 규모에 비해 부족한 교통망을 우선 확충하겠다. 서울까지 이르는 방사형 교통망은 잘 돼있지만, 가로축을 담당하는 교통망이 없다. 이를 보완해 허브도시로서 역할을 키울 것이다. 또 인근 지역에 함께 출마한 양향자 의원, 이원욱 의원과 함께 당선된다면 반도체 벨트 전체를 잇는 경기 남부권 통합 개발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다."

▶다른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본인의 경쟁력은

"당세는 거대 양당에 비해 약하지만, 인지도는 제가 압도적이다. 지역 인사를 계속 다니고 있는데 먼저 다가와 주시는 분들도 많고, 변화에 대한 기대도 높다. 중앙에서 인지도와 정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화성의 이슈를 중앙 아젠다로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공영운 후보는 현대차 출신으로 산업 전문성이 있지만, 정치는 갈등의 조정 등 역할이 더 중요하다. 역량이 있는 분이지만, 현실 정치에서 화성의 문제를 민주당 내 주류 아젠다로 끌어올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민주당은 그동안 이 지역을 텃밭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투자도 더 하지 않았다. 앞으로라고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당 지지율이 최근 주춤하다. 제 3지대에서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앞서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번 선거는 정권 심판론이 더 강하게 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권 심판에 대한 열망 때문에 최근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일시적일 것이라고 본다. 조국 대표가 비례 대표로 원내에 들어온다고 한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무너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권 심판을 바라고 던진 표가 모두 사표(死票)가 되는 셈이다. 책임있는 정권 견제가 가능한 정당이 어디인지 생각해 주길 바란다."

▶새로운미래와의 결별으로 논란이 많았는데 근황은.

"아쉬움이라고 할 건 아닌 것 같다. 이낙연 총리 측에서 이탈을 할 줄 몰랐다. 아마 민주당의 이탈표 등을 계산했을 것 같은데, 갈 길이 달랐다고 본다. '진짜 민주당'을 하고 싶다고 이낙연 대표가 이야기했는데 , 그렇다면 어차피 우리가 생각하는 새 정치와는 맞지 않다. 현역 의원을 더 받을 수도 있겠지만 비례 앞 번호를 다는데만 매달릴 생각은 없다.

▶통합 개혁신당 때 받은 선거 보조금 6억원 논란이 있었는데.

"동결해 놓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부를 하라고 하는데, 당장은 선거법상 기부 자체가 불법이라 할 수 없다.향후 꼭 입법 미비를 보완해서 기부를 할 것이다. 특별 당비를 거둬 동일한 금액을 기부하라는 말도 어불성설이다. 그동안 위성정당을 창당해 거대 정당이 받아간 선거보조금은 130억원이다. 그 금액을 먼저 기부하면 어떤가."

▶선거가 코앞이다. 비례 대표 윤곽이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개혁신당의 가치를 잘 드러내고 이어갈 수 있는 사람을 고민 중이다. 앞으로 계속 무언가를 해 나가야하는 정당인 만큼 신선함 외에 지속성도 중요하다. 조만간 결정이 될 것이다."

▶거대 양당의 공천을 평가한다면

"한동훈 위원장은 잘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예를 들면 방을 치운 척 하고 이불로 더러운 부분을 덮어둔 것이나 다름 없다. 현역 의원 재공천 비율이 높은데, 물갈이가 안된 것이다. 우리 유권자들은 권력 교체에 대한 열망이 강한데 '그나물에 그밥'이 된 것이니 선거에 악영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재명 대표는 더욱 이해할 수 없다. 특히 박용진 의원을 사적으로도 알지만, 의정 활동 측면에서나 지역구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 정치인이다. 민주당 공천이 아주 공정했다면 박용진 의원 낙천은 안됐을 것이다. 시스템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의 사적인 공천이었다고 본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과 연대할 생각은 없나

"전혀 없다. 큰 틀에서 보수라고 한다고 같은 보수가 아니다. 요즘 대통령의 민생토론회를 보면 보수 정당이 아니라 포퓰리즘 정당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 의대 정원 문제도 연구를 통해 적정 정원 규모를 도출하고, 협상을 해야 할텐데 대뜸 던지는 식이다. 고소득자에 대한 불만에 편승한 정책이다. 애초에 선거를 목전에 두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한 것이라고 본다."


▶현실적인 의석수 목표는 어떻게 잡고 있나

"다다익선이다. 교섭단체(20석 이상)를 구성해서 국회 내 균형자 역할을 하고 싶다. 윤석열 대통령 일방주의적 정치가 2년 되면서 정치가 황폐화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본인의 사법적 리스크도 있고, 민주당 자체가 예전 처럼 견제 역량이 없다.

개혁신당은 조응천, 양향자, 금태섭, 이원욱 의원 등 좋은 인물들이 많다. 멤버간 조화도 좋다. 최대한 많은 의석수를 얻는 것이 목표다. 목표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은 고민하지 않는다. 고민할 여력이 없다. 한표라도 더 만들어낼 것이다. 최대한 정당의 색깔을 살려,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다."

▶원내 입성시 가장 하고 싶은 제도 개혁이 있다면

"미래 핵심 인재를 길러낼 교육 개혁이 시급하다. 인구가 950만명인 서울에는 두개의 과학고가 있고, 250만명인 경상북도에서 두개가 있다. 그러나 인구가 1360만명에 달하는 경기도에는 과학고가 하나 밖에 없다. 경기도에서 계속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돼 왔기 때문에 수월성 교육, 인재 교육에 관심이 적었던 것이다. 인구에 따라 과학고 수를 맞출 수 있도록 '인구비례형 과학고'를 설치하고 싶다.

공교육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추진할 것이다. 과거에는 일명 '수포자'(수학 포기자) '영포자'(영어 포기자) 비율을 비교하고 학교별 수준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성취도 평가 비교를 법적으로 할 수 없다. 수학 국가 교육 책임제를 추진해 이런 '포기자'들이 없도록 할 생각이다."

▶각종 공약이 '갈라치기'라는 비판도 있는데

"갈라치기나 혐오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일을 하기 싫은 사람들이거나,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사람들의 상투적 언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노인 무임승차 공약을 갈라치기 공약이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양당이 대안을 내놓는 것도 아니다. 지하철 재정이 악화되고 있고,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다.

80년대에 5% 이하였던 노인 인구는 이제 20%에 달한다. 이 제도를 손보지 않고 건전 재정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나. 다른 정당이 오히려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30년 뒤에도 나라를 책임져야 하는 젊은 정치인은 개혁 과제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개혁신당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대한민국은 현 시점에 맞는 개혁을 하지 않으면 뒤로 후퇴할 수 있다. 성장을 멈춘 한국은 위험할 것이다. 그래서 개혁신당이 파격적인 정책 대안을 계속 내놓으려는 것이고, 지지가 있어야 더 용기 있는 일들을 해 나갈 수 있다.

양당이 갈라 놓은 정치판에서는 서로를 나쁜 세력으로 묘사하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현재 국민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이재명 감옥'이냐 '윤석열 감옥' 밖에 없지 않나. 둘다 감옥으로 보낸다고 한들 대한민국이 나아가지 않는다. 시대 과제를 책임감 있게 먼저 짚는 정당이 필요하다. 제 3지대에서 진정한 견제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당을 선택해 주길 바란다."

정소람/사진=이솔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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